용의자를 의심해야 하는 사람이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야 한다면 어떨까. ‘나의 유죄인간’의 출발점은 설렘보다 이 난감한 임무에 있다. tvN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재벌 3세와 수행비서로 잠입한 특수부대 출신 여형사의 이야기를 밀착 스릴 로맨스로 소개한다. 임시완과 설인아가 호흡을 맞추며, tvN 공식 페이지는 매주 월·화요일 저녁 8시 50분 편성을 안내한다.
수행비서라는 자리가 만드는 모순
공식 1화 소개에서 태강그룹 후계자 윤이준은 비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결정적 증거를 찾으려는 형사 강재희는 남자로 신분을 꾸며 그의 수행비서 채용에 지원한다. 상대의 생활을 알아야 수사가 진전되지만,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는 어려워지는 구도다.
여기서 볼 만한 것은 변장이 들키는 한 번의 순간만이 아니다. 비서는 지시를 따라야 하고 형사는 의심을 멈출 수 없다. 같은 질문도 업무상의 확인인지 수사인지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시청자는 대사의 내용과 함께, 재희가 무엇을 물어보지 못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유죄’는 사건의 말이면서 관계의 말이다
제목의 ‘유죄’를 곧바로 범인의 정답으로 받아들이면 이야기를 너무 빨리 닫게 된다. 공식 줄거리의 용의자라는 지위는 범행이 확정됐다는 뜻이 아니다. 제목은 의심을 불러오는 동시에, 누군가에게 마음이 기울 때 느끼는 곤란함도 연상시킨다. 이는 제목에 대한 해석이지 제작진이 밝힌 작명 의도는 아니다.
수사의 증거와 로맨스의 신호를 따로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 인물이 친절하게 행동했다고 혐의가 사라지지는 않으며, 수상한 행동이 모두 범죄의 증거인 것도 아니다. 두 갈래의 판단이 어긋날 때 이 설정의 재미가 살아날 수 있다.
보호하는 쪽을 바꿨을 때
tvN의 공식 티저는 설인아의 인물이 임시완의 인물을 지키는 관계를 앞세운다. 보호와 감시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인물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첫 회를 시작한다면 세 가지만 기억해 두면 된다. 재희의 당면 목표는 무엇인지, 이준에게 접근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정보는 무엇인지. 이 질문들은 범인을 미리 맞히려는 추측보다 잠입수사의 압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